선조문집/용재유고이종준

[慵齋遺稿] [疏] 辭臺職 <국역>

용재공 16세손 이제민 2018. 11. 16. 18:19

용재유고(慵齋遺稿) / 疏


辭臺職

伏以臣屛伏嶺陬。跡阻鵍班。瞻望雲天。不覺神魂之飛越。卽者。柏府除旨遽下。繼而有馹召之命。臣北望稽首。感淚被面。莫知所以爲言也。臣才識空疏。言議拙訥。本不合於淸朝耳目之任。今此所叨之職。決無趨承之望。且臣身嬰奇疾。已過三朔。抱鞍遠役。實無其勢而第伏念。臣以遐方孤寒之踪。荷 聖上翦拂之私。自釋褐至今數年之間。恩數之及於賤臣者非止一再。臣感激震越。銘在肺腑。常欲一死於國。而不可得。顧何敢聞命遲徊。言私退托。以自陷於辜恩負國之罪哉。況今盛禮纔過。群情益聳。以臣慕戀之誠。得際煕昌之會。一登文陛。仰瞻天顏。尤是滿腔之至願。區區微命。有不足恤。故扶曳病軀。冒風登途矣。至陰竹地。身病添㞃。一倍作苦。強起倚馬。旋復顚仆。自量氣力。實有中路溘死之慮。茲敢席藁旅邸。仰暴危懇。伏乞聖明。俯憐疾痛之呼。特賜鐫削之恩。因治臣逋慢之罪。以肅朝綱。千萬幸甚。

ⓒ 한국고전번역원 | 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 |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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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관직(言官職)을 사양하는 소(疏).
사헌부의 관직을 제수 받았으나 본래 재주가 부족하여 그 직책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알 수 없는 병에 걸린 지 석 달이 넘어 억지로 일어나려고 해도 다시 쓰러져 버리니 관직제수의 명령을 거두어 달라고 하였다.

*출처: 서울대학교 규장각 한국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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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헌부의 벼슬을 사직하는 상소1)[辭臺職疏]

삼가 아룁니다. 신은 영남의 시골구석에 숨을 죽이고 엎드려 지내며 벼슬자리에서 멀리 떠나 있으나 대궐 쪽을 바라볼 때면 저도 몰래 마음이 달려갔습니다. 지금 사헌부 벼슬에 임명하는 교지가 갑자기 내려오고, 이어서 역마를 타고 오라는 부르심의 명이 있으니, 신은 북쪽을 향하여 머리를 조아리며 감격의 눈물이 얼굴을 덮어 무어라 말해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신은 재주와 식견이 공허하고 천박하며 말과 의논이 서툴고 어눌하여, 본래 맑은 조정의 귀와 눈이 되는 자리에는 맞지 않으니, 이번에 외람되게 받은 벼슬은 결코 달려가 받을 수 있는 가망이 없습니다. 게다가 신의 몸은 몹쓸 병에 걸린 지 벌써 석 달이 넘었으니 실로 말을 타고 먼 길을 갈 수 있는 형편이 못 됩니다. 다만 삼가 생각건대, 신은 먼 지방의 외롭고 한미한 사람으로 성상의 이끌어 주시는 사사로운 은총을 입어, 벼슬에 오른 뒤로 지금까지 여러 해 사이에 천한 신에게 미친 은혜와 예우는 한두 번에 그치지 않습니다. 신이 감격하고 떨리는 마음을 폐부에 새겨 늘 나라에 목숨을 한 번 바치려고 해도 그럴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찌 감히 명을 듣고서 머뭇거리고 맴돌며 개인적인 사정을 말하면서 물리치고 핑계를 대어 스스로 은혜를 배신하고 나라를 저버리는 죄에 빠지겠습니까.
더구나 이제 성대한 예가 막 지나 사람들의 마음이 더욱 떨쳐 일어나니, 신이 군왕을 사모하고 그리는 정성으로 밝은 조정에서 능력을 알아주는 군주를 만나 한 번 조정에 나아가 우러러 용안을 뵙는 것은 더욱이 가슴 가득 지극한 바람이었습니다. 보잘것없는 미천한 목숨은 아까울 것이 없으므로 병든 몸을 부지하여 끌고 바람을 무릅쓰고 길에 올랐습니다만, 음죽陰竹 땅에 와서 병이 더욱 위태로워져 괴로움이 배로 더합니다. 억지로 일어나 말에 의지해도 곧바로 다시 굴러 엎어지니 스스로 기력을 헤아려 보건대 실로 중도에 죽을 염려가 있습니다. 이에 감히 객사에서 거적을 깔고 우러러 간절한 마음을 드러냅니다. 삼가 바라건대, 성상께서는 병들어 부르짖는 신을 굽어 가련히 여기시고 특별히 삭직하는 은혜를 내리시고 이어 책임을 게을리하고 회피하는 신의 죄를 다스리셔서 조정의 기강을 엄숙히 하신다면 천만 다행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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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헌부의……상소 : 이 상소의 내용은 고유(高裕, 1722∼1779)의 『추담집(秋潭集)』 권2 「지평을 사직하는 소[辭持平疏]」와 동일한 부분이 많고, 『승정원일기』에는 고유가 올린 것으로 되어 있다. 고유가 이종준의 글을 가져온 것인지는 알 수 없다.(『英祖實錄』 41年 2月 10日)

*출처: 용재눌재양선생유고(慵齋訥齋兩先生遺稿) -안동역사인물문집국역총서11 (2020년 10월) > 용재선생유고 > 소계疏啓 > 사헌부의 벼슬을 사직하는 상소[辭臺職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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