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인물 (二)/충민공◇이명민

[단종실록] 권남이 안평 대군의 반역의 음모를 세조에게 아뢰고 의논하다

용재공 16세손 이제민 2018. 12. 11. 14:30
단종실록 7권, 단종 1년 9월 25일 무인 1번째기사 1453년 명 경태(景泰) 4년
권남이 안평 대군의 반역의 음모를 세조에게 아뢰고 의논하다


○戊寅/皇甫仁家僮, 有與權擥桂壽同業革工者, 語桂壽曰: "汝知國事否?" 桂壽: "吾何知乎?" 曰: "吾主領相, 與金政丞等諸宰相會, 議將廢主上, 立安平爲君, 以來十月十二日、二十二日刻期。" 又曰: "安平問吾主云: ‘何術可多得軍卒?’ 吾主云: ‘以移御昌德宮日逼, 修理事緩啓, 召外方軍人數千, 使李命敏竝領之, 又密徵黃海忠淸兩道水邊一二州郡軍士, 舟載來泊麻浦, 大君乘曉領入, 與命敏合勢, 可以得志矣。’" 又曰: "尹處恭趙藩密輸軍器監兵仗于安平家, 又約擧事之日, 專供兵器矣。" 世祖曰: "姦黨之謀, 已悉知之, 事已迫矣, 乃何奈束手就死, 以負宗社? 願公早決大策。" 世祖曰: "大事不可輕擧, 更與諸子熟議之, 與韓明澮等共來。" 明澮洪達孫楊汀柳洙柳河等夜進。 世祖曰: "姦謀已迫, 爲之奈何? 諸君各陳其策。" 衆議紛紜, 世祖曰: "今卽啓請以誅, 策之上也。 然金衍韓崧日夜侍側, 予雖密啓, 彼必先知。 若先知之, 則吾屬軀命, 誠不足恤, 幾事一泄, 禍不旋踵, 反以促之也。 凡天下之事, 有經有權, 豈可膠守不通, 以失事機乎? 變而得中, 是乃經也。 義當先發而後聞。" , 屬內禁衛, 明澮屢與論時事, 因陳世祖有奮義拯民之志, 等皆扼腕, 願盡死力。 至是, 明澮因引來謁。


황보인(皇甫仁)의 가동(家僮)으로 권남(權擥)의 종 계수(桂壽)와 더불어 혁공(革工)을 동업(同業)하는 자가 있는데, 계수에게 말하기를,

"네가 나라 일을 아느냐?"

하니, 계수가,

"내가 어찌 알겠느냐?"

하였다. 말하기를,

"우리 주인 영상(領相)이 김정승(金政丞)815) 등 여러 재상과 더불어 모여서 의논하여, 장차 임금을 폐하고 안평 대군(安平大君)을 세워서 임금으로 삼으려고 하는데, 오는 10월 12일과 22일로 기한을 정하였다."

하고, 또 말하기를,

"안평 대군이 우리 주인에게 묻기를, ‘어떤 꾀로 군사를 많이 얻을 수 있겠는가?’ 하니, 우리 주인이 말하기를, ‘창덕궁으로 이어(移御)할 날이 급박한데 수리하는 일이 늦다고 아뢰어 외방(外方)의 군인 수천 명을 불러서 이명민(李命敏)으로 하여금 아울러 거느리게 하고, 또 비밀히 황해도·충청도 두 도(道)의 물가에 있는 한두 주군(州郡)의 군사를 징집(徵集)하여 배로 싣고 와서 마포(麻浦)에 대면, 대군께서 새벽을 타서 거느리고 들어와 이명민과 합세하면 뜻을 이룰 수 있습니다.’ 하더라."

하고, 또 말하기를,

"윤처공(尹處恭)조번(趙藩)이 군기감(軍器監) 병장(兵仗)816) 을 안평 대군의 집으로 비밀히 운반하고, 또 거사(擧事)하는 날짜를 약속하여 오로지 병기를 공급하게 하였다."

하였는데, 권남이 듣고 세조에게 고하기를,

"간당(姦黨)의 음모(陰謀)를 이미 다 알았으니 일이 이미 급박합니다. 어찌하여 손을 묶고 죽음에 나아가서 종사를 저버리겠습니까? 원컨대, 공은 큰 계책을 빨리 결정하십시오."

하니, 세조가 말하기를,

"큰 일은 가볍게 행할 수 없으니, 다시 제자(諸子)817) 와 더불어 숙의(熟議)해야 할 것이니, 한명회(韓明澮) 등과 더불어 함께오라."

하였다. 권남한명회·홍달손(洪達孫)·양정(楊汀)·유수(柳洙)·유하(柳河) 등과 더불어 밤에 나아갔다. 세조가 말하기를,

"간사한 음모가 이미 급박하니 어떻게 할 것인가? 제군(諸君)들은 각각 그 계책을 진술하라."

하니, 여러 의논이 분운(紛紜)하였는데, 세조가 말하기를,

"이제 곧 계청하여 주살(誅殺)하는 것이 상책(上策)이나, 김연(金衍)한숭(韓崧)이 밤낮으로 곁에 모시고 있으니, 내가 비록 밀계(密啓)하더라도 저들이 반드시 먼저 알 것이다. 만약 먼저 알면 우리 붙이의 목숨은 진실로 아까울 것이 없으나, 기밀(機密)의 일이 한 번 누설되면 화(禍)가 곧 따라 일어날 것이니, 도리어 재촉하는 것이다. 무릇 천하의 일은 상경(常經)과 권도(權道)가 있는데 어찌 하나만 굳게 지키고 통하지 못하여 일의 기회를 잃을 것인가? 변통하여 중(中)을 얻는 것이 곧 상경(常經)이니, 의(義)가 마땅히 먼저 발(發)하고 난 뒤에 계문(啓聞)할 것이다."

하였다. 처음에 유수·양정·유하가 내금위(內禁衛)에 속하였었는데, 한명회가 여러번 더불어 시사(時事)를 논하다가 인하여 세조가 의(義)를 분발하여 백성을 구제할 뜻이 있음을 진술하니, 유수 등이 모두 팔을 뽐내면서 죽을 힘을 다하기를 원하였는데, 이에 이르러 한명회가 인하여 데리고 와서 뵈었다.


【태백산사고본】 3책 7권 25장 B면 【국편영인본】 6책 616면
【분류】 변란-정변(政變)

[註 815] 김정승(金政丞) : 김종서.
[註 816] 병장(兵仗) : 병기.
[註 817] 제자(諸子) : 여러 동지.



*[출처] 국사편찬위원회:
  http://sillok.history.go.kr/id/kfa_10109025_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