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인물 (二)/용재공◆이종준

폭군 연산시대의 서막, 무오사화

용재공 16세손 이제민 2019. 1. 20. 00:19

폭군 연산시대의 서막, 무오사화

김성철 관장의 유배로 읽는 한국사 81

남해타임즈 | 승인2014.02.27 12:19|(391호)


점필재 김종직(金宗直)의 「조의제문(弔義帝文)」 한국 역사상 최초의 필화사건이 되었다. 1457년(세조 3) 김종직은 세조의 왕위찬탈을 풍자한 「조의제문」을 지었다.

항우에게 죽임을 당한 초회왕 의제를 애도하는 글을 통해 세조에게 죽임을 당한 단종을 애도하면서 세조를 비난했다.

김종직의 제자 김일손(金馹孫)은 사관(史官)으로 재임 중 《성종실록》의 사초(史草)에 「조의제문」을 싣고 "충분을 은연중에 나타냈다"고 했다. 사관 권경유(權京裕)와 권오복(權五福)도 김종직의 전을 지어 사초에 싣고 "김종직이 「조의제문」을 지어 충의를 분발하니 보는 사람이 모두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세조의 직계로 이어진 왕의 시대에 분명 불충일 수 있었다.

김종직이 「조의제문」을 지은 지 41년 째 되는 1498년(연산군 4) 7월, 실록청 당상관 이극돈(李克墩)은 김일손의 사초를 류자광에게 보였다. 류자광은 김종직에게 앙심을 품고 있었다. 류자광은 오래 전 처가가 있는 함양에 놀러 갔다가 시를 지어 함양군수에게 현판하게 했었다.

그러나 김종직이 함양군수로 부임하여 학사루에 들렀을 때 류자광의 현판을 떼어내 불태워 버렸던 것이다. 류자광은 이미 6년 전에 죽은 김종직이지만 또 다른 복수심에 대역부도한 반역죄로 얽어매었다.

류자광 개인의 사적 감정이 부른 피의 역사는 연산군 폭정의 서막을 열었다. 김일손은 「조의제문」 뿐만 아니라 세조가 죽은 아들 덕종의 후궁인 권귀인을 범하려다 실패한 일과 또 다른 후궁 소훈 윤씨를 이미 범하고 편의를 봐주고 있었다는 사실까지도 사초에 올렸다. 수많은 김종직의 제자, 영남학파 유생들이 잡혀와 국문을 받기 시작했다. 7월 26일 14일간의 혹독한 국문이 끝났다.

김종직은 죽은 유골을 동강내는 부관참시를 당했다. 김일손은 광통방에 끌려나와 팔다리가 잘려나가는 능지처사를 당해 죽었다. 이목과 허반은 목을 베어 죽였다. 권경유, 권오복은 능지처사의 명이 내렸지만 늙은 어머니가 있다는 이유로 곤장 1백대를 맞고 종이 되었다.

강겸은 강계, 표연말은 경원, 홍한은 경흥, 정여창은 종성, 무풍정 총은 온성, 강경서는 회령, 이수공은 창성, 정희량은 의주, 정승조는 곽산, 이종준은 부령, 최보는 단천, 이원은 선천, 이주는 진도, 김굉필은 희천, 박한주는 벽동, 임희재는 경성, 강백진은 정주, 이계명은 영광, 유정수는 이산, 이유청은 삭주, 민수복은 귀성, 신복위는 위원, 성중엄은 인산, 박권은 길성, 손원로는 명천, 이창윤은 용천, 안팽수는 철산, 조형은 북청, 이의무는 어천으로 장 1백에 유배되었고, 강혼은 유배지가 기록에 나오지 않는다.

유배 외에도 윤효손, 김전, 어세겸 등이 파직되었다.

11월, 류분, 남계희 등 충청도 천안 유생 12명이 모여 간신의 참소로 어진 인재가 죽었다며 윤필상과 류자광을 욕하고 김종직은 뒷날 충신에 오를 것이라고 찬양한 사실이 드러나 대옥사가 일어났다. 유림의 힘은 사라졌다. 1498년에 훈구대신들에 의해 사림들이 화를 입었다 하여 무오사화라 불리는 이 사건은 조선시대 최초의 사화이다.

궁궐의 정원에 불길이 솟아올랐다. 김종직, 김일손, 권오복, 권경유가 쓴 사초(史草)가 불타고 있었다. 사관들이 쓴 사초는 임금이 보아서는 안 된다. 냉엄한 역사의 기록이어야 하기 때문이었다.

세조의 부도덕과 김종직의 「조의제문」을 역사에 기록하고자 했던 김일손의 충의는 연산군에 의해 무참히 짖밟혔다. 이미 불타고 없어진 김종직의 문집과 함께 한 줌의 재로 변했던 것이다.

1478(성종 9)년 유배된 류자광은 20년 후 무오사화의 주역으로 사림에게 복수를 한 셈이 되었다.

"무술의 옥은 정류가 사당을 다스린 것이요, 무오사화는 사당이 정류를 모함한 것이다"

*출처: 남해시대. 오피니언 김성철의 유배로 읽는 한국사
http://www.nh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6457